[이혼변호사] 유책주의 VS 파탄주의

이번 판결 뿐만 아니라 향후 있을 재판까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유명 영화감독의 이혼소송 결과가 많은 이들의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가십성 이유도 있지만, 2015년 선고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결과가 바뀔지가 관심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민법 제840조 제6호 이혼사유에 관하여 '잘못을 저질렀거나, 상대보다 잘못이 큰 배우자(이하 '유책배우자'라 합니다)'가 상대방에 대해 이혼을 청구했을 때 이를 받아들일 것인지 말 것인지를 두고 대법관 사이 의견이 팽팽히 갈렸던 사안입니다.

 

제840조(재판상 이혼원인) 부부의 일방은 다음 각호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가정법원에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 <개정 1990. 1. 13.>

1.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2.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3.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4.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5.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아니한 때

6.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민법 [시행 2018. 2. 1.] [법률 제14965호, 2017. 10. 31., 일부개정]

대법원 전원합의부에서는 7(유책주의):6(파탄주의)로 나뉘어 각자의 이유(아래 판례 인용 참고)를 밝혔고, 지금까지 50년이 넘도록 민법 제840조 제6호 사유로 유책주의만이 인정되고 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영화감독의 이혼소송은 기각판결이 선고되어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도 합니다. 위 2015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소수의견이었던 파탄주의를 받아들이자는 견해도 일응 타당한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유책주의: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자(유책)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한 제도

  파탄주의: 결혼생활을 누가 깨뜨렸는지와 상관없이 부부관계를 유지할 수 없으면 이혼을 허용하는 제도

 

판시사항과 판결요지 中

1. 민법 제840조 제6호 이혼사유에 관하여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 것인지 여부(원칙적 소극)​

①우리나라에서는 유책배우자라 하더라도 상대방 배우자와 협의를 통하여 이혼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는 점

②우리나라에는 파탄주의의 한계나 기준,그리고 이혼 후 상대방에 대한 부양적 책임 등에 관해 아무런 법률 조항을 두고 있지 아니한 점

③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하지 아니하고 있는 데에는 중혼관계에 처하게 된 법률상 배우자의 축출이혼을 방지하려는 의도도 있는 점

④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로 인하여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거나 생계유지가 곤란한 경우가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을 외면해서도 아니 되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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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 수 있는 경우

①유책배우자의 책임이 반드시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아니한 경우

(∵혼인과 가족제도를 형해화할 우려가 없고 사회의 도덕관ㆍ윤리관에도 반하지 아니하므로 허용)

②혼인생활의 파탄에 대한 유책성이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아니한 특별한 사정의 예

-상대방 배우자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어 일방의 의사에 따른 이혼 내지 축출이혼의 염려가 없는 경우

-이혼을 청구하는 배우자의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진 경우

-세월의 경과에 따라 혼인파탄 당시 현저하였던 유책배우자의 유책성과 상대방 배우자가 받은 정신적 고통이 점차 약화되어 쌍방의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할 정도가 된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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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예외적 허용 시 그 판단 기준

유책배우자 책임의 태양ㆍ정도, 상대방 배우자의 혼인계속의사 및 유책배우자에 대한 감정, 당사자의 연령, 혼인생활의 기간과 혼인 후의 구체적인 생활관계, 별거기간, 부부간의 별거 후에 형성된 생활관계, 혼인생활의 파탄 후 여러 사정의 변경 여부, 이혼이 인정될 경우의 상대방 배우자의 정신적ㆍ사회적ㆍ경제적 상태와 생활보장의 정도, 미성년 자녀의 양육ㆍ교육ㆍ복지의 상황, 그 밖의 혼인관계의 여러 사정

전원합의체 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

<법률사무소 제이> 가사팀은 이번 판결 및 2015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판시사항 등을 보면서 조금씩 국민들의 정서와 법률 해석의 양상도 바뀌어감을 느낍니다. 앞으로 얼마든지 이혼 인정요건을 엄격히 제한한 파탄주의 인정 판결이나 유책배우자 상대방에 대한 위자료 및 재산분할 액수 증액의 판결이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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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책배우자라도 이혼을 생각하고 있다면 충분히 자신만의 개별적인 사정을 감안하여 전문가와 의논할 실익이 있습니다. 물론 유책배우자 상대방 역시 이혼소송을 직접 한 경우뿐만 아니라 이혼소송을 당했다고 하더라도 차츰 변화하고 있는 법률해석 기류에 발맞추어 그에 적합한 상담을 받는 것이 훨씬 자신의 이익을 지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이(齊利)로 오시는 길 <지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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